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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축 예수부활 대축일 본문

전교가르멜재속회

경축 예수부활 대축일

성지 2013. 3. 31. 01:08

 -  '빈 무덤'- 부활 성야 '긴 부활 찬송(Exsultet)'








               - 성화로 보는 예수부활 1,2,3[각주:1]-                                      - 예수 부활  빈무덤 -



☞ 긴 부활 찬송(Exsultet)


용약하라, 하늘 나라 천사들 무리. 환호하라, 하늘 나라 신비. 구원의 우렁찬 나팔 소리, 찬미하라, 임금의 승리. 땅도 기뻐하라, 찬란한 광채 너를 비춘다. 영원한 임금의 광채 너를 비춘다. 비춰진 땅아, 깨달아라, 세상 어둠 사라졌다. 기뻐하라 자모신 거룩한 교회, 위대한 광명으로 꾸며진 거룩한 교회. 백성의 우렁찬 찬미 소리 여기 들려온다.

<
이 거룩한 광명의 빛 찾아, 사랑하며 함께 모인 형제자매, 뜻을 같이하여 전능하신 하느님께 그 자비하심 간구하자! 아무 공도 없는 이 죄인을 성직 대열에 부르시며 굽어살피신 주님, 찬란한 광채 보내시어, 이 초의 찬미 완성하소서.>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또한 사제와 함께.

마음을 드높이!
주님께 올립니다.

우리 주 하느님께 감사합시다.
마땅하고 옳은 일입니다.


마음과 뜻을 다하여, 눈으로 볼 수 없는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독생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소리 높여 찬송함이 마땅하고 옳은 일이오니, 성자께서는 우리 대신 성부께 아담의 죄 갚으시고, 거룩한 당신 피로 옛 죄 씻으셨나이다. 파스카 축일 오늘 지내오니, 참된 어린양 오늘 살해되시어, 그 피로 우리 마음 거룩해지나이다.



이 밤은, 주 친히 우리 조상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시어, 홍해 바다 마른 발로 건네 주신 거룩한 밤. 거룩한 이 밤은, 불기둥의 빛으로써 죄악의 어둠 몰아낸 밤. 이 밤은, 온 세상 어디서나, 그리스도 신자들을 세속 온갖 죄악과 죄의 어둠에서 구원하여, 은총으로써 성덕에 뭉쳐 준 밤.



이 밤은
, 죽음의 사슬 끊으신 그리스도, 무덤의 승리자로 부활하신 밤. <구원될 희망 없었다면 태어나 무엇하리오?> , 오묘하도다, 우리에게 베푸신 자비! , 헤아릴 길 없는 주님 사랑! 종을 구원하시려 아들을 넘겨주신 사랑! 참으로 필요했네, 아담이 지은 죄, 그리스도의 죽음이 씻은 죄. , 복된 탓이여! 너로써 위대한 구세주를 얻게 되었도다.



<
, 참으로 복된 밤! 너 홀로 때와 시를 알고 있었으니, 너 홀로 그리스도의 부활을 알았도다. 이 밤은 기록된 밤, “밤이 낮과 같이 밝으리니, 내게 기쁨 주는 밝은 밤이라 하였도다.> 거룩하여라, 이 밤. 죄를 용서하고 허물 씻으며, 도로 준다. 죄인에게 결백, 우는 이에게 기쁨. <미움 없애고 화목 이룬 이 밤, 권세를 꺾는다.>



은총 가득히 내리는 이 밤에
, 아버지 받으소서, 향기로운 이 저녁 제사. 주님께 이 초를 성대하게 봉헌하오며, 벌들이 만든 것을 성직자의 손으로, 거룩한 교회가 봉헌하나이다. <이미 들려오는 불기둥의 찬미 소리, 하느님 영광 위해, 밝은 불이 켜졌도다. 불꽃이 아무리 갈라져도, 나누어 받은 불꽃은 감소될 줄 모르며, 밀이 녹아 타오르고, 어미 벌이 마련한 밀, 귀한 초를 만들었네.>


, 참으로 복된 밤, 하늘과 땅이 결합된 밤, 하느님과 인간이 결합된 밤! 그러므로 주님, 주님 영광 위하여 봉헌된 이 촛불을 끊임없이 타오르게 하시어, 이 밤의 어둠 물리치소서. 향기로운 제사로 받아들이시어, 밝은 천상 광채에 합쳐 주소서. 샛별이여, 이 불꽃을 받아들이소서. 무덤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 인류를 밝게 비추시는 샛별이여. 성자께서는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아멘.


  1. ‘성화로 보는 예수 부활’ 또 못박히기 위해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예수님

    우수한 예술작품은 시간의 흐름에 아랑곳없이 그 감동과 메시지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특히 과거 서양미술은 성미술과 동일선상에 있었다. 유럽에서 그리스도교는 특정 종교라기보다는 사회 전반을 움직이는 거대한 문명의 흐름이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화가들이 성경 내용을 주제로 창작에 나서왔다. 수많은 작품들은 자연스럽게 복음을 알리는 메신저가 됐다. 무엇보다 성화는 ‘구원에 대한 갈망’을 시각적으로 대변해왔다.

    ‘부활’은 그리스도인 신앙의 원천이다. 그러나 초기 그리스도교 미술에서는 ‘부활’을 주제로 한 작품을 찾아보기 힘들다. 성경에도 부활 바로 그 순간의 기록은 없다. 화가들은 제각각의 상상력을 발휘하기보다 빈 무덤과 여인들에게 나타난 예수 등의 성경 이야기를 형상화함으로써 부활을 표현하곤 했다. 부활장면이 본격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한 것은 르네상스 시대로 꼽힌다.

    조토 디 본도네(Giotto di Bondone)는 중세의 문을 닫고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새 장을 연 거장이다. 특히 이탈리아 파도바 스크로베니 경당 벽면 가득히 그려진 프레스코 벽화는 조토 예술의 결정판으로 평가된다. 이 작품 중 예수 부활을 그린 ‘놀리 메 탕제레(Noli me tangere, 나를 만지지 마라, 부활)’와 13세기 ‘부활이콘(아나스타시스 Anastasis)’ 작품 2점을 감상하며 부활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 작품 1.‘놀리 메 탕제레, 부활’ (1302~06년, 조토 디 본도네(1266~1337), 프레스코화, 파도바 스크로베니 경당, 이탈리아)

    투명한 듯 무한한 깊이감이 느껴지는 자연의 푸른 배경 중앙에는 대각선의 골고타 언덕이, 그리고 그 아래에는 분홍빛의 화려한 대리석관이 있고, 그 뚜껑은 활짝 열려 있다. 관에 기대어 깊은 꿈속에서 허덕이는 로마 군인들의 모습에서는 천진난만함과 유머스러움이 묻어나고, 관 위에 앉아있는 두 천사는 이제 더 이상 천상에서만 부유하는 것이 아니라, 지상에 내려와 철퍼덕 앉아있는데 이 모습에서는 인간미가 느껴진다.

    중앙에는 다홍색의 망토를 입은 여인이 예수 그리스도를 알아보고 두 팔을 뻗어 그에게 다가가려 하자, 예수는 손을 들어 이를 저지하며, “나를 만지지 마라”는 수수께끼같은 말 한마디를 내던지고는 그의 갈 길을 재촉한다. 순결함과 초월적 시, 공간을 상징하는 순백색의 옷을 입은 예수는 또다른 손에 역시 십자가가 그려진 흰 깃발을 들고 있는데, 이는 선의 승리를 그리고 그의 초월성을 상징한다. 조토의 뛰어난 회화적 상상력과 정신성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신’ 중심인 중세와 인간성이 지배하는 르네상스가 연결되는 시점에 조토가 있다. 여기서 예수는 화면 중앙에 안정감있게 자리잡은 것이 아니라 화면 바깥의 열린 공간으로 성큼 걸어나온다. 어리석은 인간이 찾아오기만을 앉아 기다리는 모습이 아니라,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 우리를 향하여 적극적으로 다가온다. 수없이 십자가에 못박히기 위하여.

    ◈ 작품 2. '부활 이콘’ (아나스타시스, 십자고상 이콘의 뒷면, 1280년경, 목판 위에 템페라, 120.5×68㎝, 시나이 성카타리나 거룩한 수도원, 이집트)

    동방에서는 ‘부활 이콘’을 ‘아나스타시스’(Anastasis, 희랍어)라 하는데, 이는 ‘예수가 지성소에 내려가서 구원하신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지옥의 문을 부수고 승리자의 모습으로 서 있는 그리스도는 붉은색의 눈부신 만돌라에 감싸여 있다. 왼손에는 선의 승리와 구원의 상징인 십자가를 들고 있고, 오른손은 기나긴 죽음의 잠에서 갓 깨어난 최초의 인간 아담의 손을 잡아 빛의 세계로 이끌어준다. 그 옆에는 사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이브가 속죄하며 여기 구원의 현장에 참여하고 있다. 아담의 구원은 바로 인류 전체의 구원을 의미한다.

    ◈ 작품 3.‘아나스타시스’ (13세기말경,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제작, ‘라틴 시편집’(수사본) 중, 양피지 위에 템페라와 금박, 13.5×10.5㎝, 파리 국립 도서관, 프랑스)

    비잔틴 이콘의 영향으로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이 작은 수사본의 색채는 매우 화려하고 밝다. 배경 역시 중세의 장식적인 꽃무늬로 처리됨으로써 비잔틴 특유의 무거움을 완화시켰다. 화면 중앙에는 눈부신 푸른빛의 만돌라 안에 있는 그리스도가 역시 아담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고 있고, 그 옆의 왕관를 쓰고 화려한 복장의 다윗과 솔로몬, 그리고 그들 뒤의 무리는 편안한 표정으로 서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같이 이탈리아풍의 부활 이콘에서는 비잔틴의 경직됨은 사라지고 자연스러움과 여유가 느껴진다.

    그림 설명 박혜원(소피아, 화가)

    [가톨릭신문, 2006년 4월 16일, 주정아 기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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