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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강림 대축일

성지 2015. 5. 24. 21:35

성령 강림 대축일







《오늘의 미사》

【제2 독서】
<우리는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12,3ㄷ-7.12-13 <또는 갈라 5,16ㄴ-25>

형제 여러분, 성령에 힘입지 않고서는 아무도 “예수님은 주님이시다.” 할 수 없습니다.

은사는 여러 가지지만 성령은 같은 성령이십니다.  직분은 여러 가지지만 주님은 같은 주님이십니다. 활동은 여러 가지지만 모든 사람 안에서 모든 활동을 일으키시는 분은 같은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께서 각 사람에게 공동선을 위하여 성령을 드러내 보여 주십니다. 몸은 하나이지만 많은 지체를 가지고 있고 몸의 지체는 많지만 모두 한 몸인 것처럼, 그리스도께서도 그러하십니다. 우리는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종이든 자유인이든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 또 모두 한 성령을 받아 마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 부속가
『성령송가』

오소서, 성령님. 주님의 빛, 그 빛살을 하늘에서 내리소서.

가난한 이 아버지, 오소서 은총 주님, 오소서 마음의 빛.

가장 좋은 위로자, 영혼의 기쁜 손님, 저희 생기 돋우소서.

일할 때에 휴식을, 무더위에 시원함을, 슬플 때에 위로를.

영원하신 행복의 빛, 저희 마음 깊은 곳을 가득하게 채우소서.

주님 도움 없으시면, 저희 삶의 그 모든 것, 해로운 것뿐이리라.

허물들은 씻어 주고, 메마른 땅 물주시고, 병든 것을 고치소서.

굳은 마음 풀어 주고, 차디찬 맘 데우시고, 빗나간 길 바루소서.

성령님을 굳게 믿고, 의지하는 이들에게, ‘성령 칠은’ 베푸소서.

덕행 공로 쌓게 하고, 구원의 문 활짝 열어, 영원 복락 주옵소서.



오늘의 묵상

계절의 변화는 참으로 신비스럽습니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대자연은 더욱 신비스럽습니다. 봄이 되면 겨우내 죽었던 것처럼 보이던 나무 끝에 새 잎과 꽃봉오리가 싹터 나오지만, 죽은 가지에는 새로운 생명이 싹틀 수가 없습니다. 이처럼 모든 생물에는 생명의 원동력이 되는 그 무엇이 있습니다. 우리도 하나의 생명체이기 때문에 우리 생명의 원동력이 되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영혼’입니다. 교회 공동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교회의 생명력이 되고 영혼의 역할을 하시는 분이 계셔야 하는데 천주 성령께서 바로 이 역할을 수행하십니다. 이천여 년 전 오늘 성령께서 사도들 위에 강림하셨습니다!

성령 강림 대축일에는 수도원을 비롯한 많은 곳에서 성령의 일곱 가지 은사와 아홉 가지 열매 뽑기를 합니다. 수십 년째 해마다 뽑기를 하고 있는데, 제가 꼭 뽑고 싶은 열매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아서 그때마다 조금은 섭섭하기도 합니다. 누군가 제가 이미 그 열매를 지니고 있어서 더 내려 주시지 않으시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성령의 열매가 더 이상 필요 없을 만큼 풍성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을 묵상하면서 설령 성령께서 그 열매를 저에게 주시지 않으시더라도 다른 누군가에게 주신다면 그것에 만족하고 감사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도들은 서로 다른 언어들을 말했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의 서로 다름을 통해서 모두가 소통할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바벨탑 때문에 하느님께서 인간의 교만을 꺾으려 하셨을 때에도 그 방법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언어를 말하게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언어들”을 사용하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일치의 성령이 함께하시는가 아닌가 여부에 따라 이처럼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놓기도 하고 또 갈라 놓기도 합니다.

같은 성령께서 각자에게 나누어 주신 선물들을 모두가 공동선을 위하여 사용할 수 있다면, 또한 나에게 더 주신 선물을 그 선물이 부족한 이들을 위해 내놓을 수 있다면 그 ‘다름’은 마치 이가 꼭 맞는 톱니바퀴처럼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줄 것입니다. 오늘도 또 뽑기를 하겠지요. 제가 갖고 싶은 그 열매를, 다른 사람들이라도 많이 받기를 바라면서 뽑기에 참여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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