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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대학자 이규보(李奎報)의 명언 본문

문학과 예술

고려시대 대학자 이규보(李奎報)의 명언

성지 2011. 11. 11. 13:07


                     

                                              사진 출처:  문화재청  -  서울 문묘  -


섣불리 생각지도, 너무 깊이 생각지도 말자.

섣불리 생각지 말자.
섣불리 생각하면 틀리기 쉬우니.
너무 깊이 생각지 말자.
너무 깊이 생각하면 괜한 의심 많아지니.

   
 

思之勿遽。遽則多違。思之勿深。深則多疑。
사지물거。거즉다위。사지물심。심즉다의。

- 이규보(李奎報 1168∼1241),〈사잠(思箴)〉,《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해설]

  이 글은 고려 문신 백운거사(白雲居士)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실린 〈사잠(思箴)〉의 일부입니다.

저자는 “나는 허겁지겁 일을 하고 나서는 생각하지 않은 걸 후회하곤 한다. 생각하고 일을 처리했더라면 어찌 화(禍)가 따를 리 있겠는가. 나는 불쑥 말을 던지고는 한 번 더 생각지 않은 걸 후회하곤 한다. 생각하고 말했더라면 어찌 욕을 볼 일이 있겠는가. 섣불리 생각지 말자. 섣불리 생각하면 틀리기가 쉬우니. 너무 깊이 생각지 말자. 너무 깊이 생각하면 괜한 의심 많아지니. 잘 헤아려서 절충하여 세 번 생각하는 것이 가장 알맞으리.”라고 말합니다.

  《논어(論語)》에는 공자께서 계문자(季文子)가 세 번 생각한 후에 행하였다는 말을 듣고 두 번이면 된다고 하신 말씀이 실려 있습니다.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는 사이 사사로운 뜻이 일어나 현혹될까 걱정해서 한 말씀이라 합니다.

  두 번 생각하라 하신 공자의 말씀이나 세 번 생각하는 것이 좋다 한 이규보 선생의 말씀이나 그 취지는 다 같은 것이리라 여겨집니다. 이치를 잘 따져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일에 대해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는 것과, 과감하게 결정해야 할 사안에 대해 괜히 이런저런 의심을 하는 것 모두를 경계한 것이겠지요.

글쓴이
하승현(한국고전번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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