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Heart (Jeong)










    들국화    

                   - 노천명 -
들녘 비탈진 언덕에 늬가 없었던들 
가을은 얼마나 쓸쓸했으랴 
아무도 너를 여왕이라 부르지 않건만 
봄의 화려한 동산을 사양하고 
이름도 모를 풀 틈에 섞여 
외로운 계절을 홀로 지키는 빈들의 색시여 
갈꽃보다 부드러운 네 마음 사랑스러워 
거칠은 들녘에 함부로 두고 싶지 않았다

한아름 고이 안고 돌아와 
화병에 너를 옮겨놓고 
거기서 맘대로 자라라 빌었더니 
들에 보던 그 생기 나날이 잃어지고

웃음 걷는 네 얼굴은 수그러져 
빛나던 모양은 한잎 두잎 두병 병들어갔다 
아침마다 병이 넘는 맑은 물도 
들녘의 한 방울 이슬만 못하더냐 
너는 끝내 거칠은 들녘 정든 흙냄새 속에 
맘대로 퍼지고 멋대로 자랐어야 할 것을 -

뉘우침에 떨리는 미련한 손은 이제 
시들고 마른 너를 다시 안고 
푸른 하늘 시원한 언덕 아래 
묻어주려 나왔다

들국화야! 
저기 늬 푸른 천정이 있다 
여기 의 포근한 갈꽃 방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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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聖枝: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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