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d's Feet on High Places

바르도 퇴돌 첸모(Bardo Thodol Chenmo) 7 본문

바르도 퇴돌(Bardol)

바르도 퇴돌 첸모(Bardo Thodol Chenmo) 7

성지 2013. 2. 13. 15:51

바르도 퇴돌 첸모(Bardo Thodol Chenmo) 7


호법존 마하칼라(Mahakala)[각주:1] -




쿤달리니 탄트라[각주:2]에서 전생과 차생의 베일을 걷는 수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트상(satsang: 집단명상)에 가거나 명상 수련을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 스승과 쿤달리니와 차크라에 대해서 토론한 것들이 점차 이해되기 시작한다. 그대가 행하는 수련은 자각을 높여주고 과거 생과의 연결을 기억하게 하며 전생과 차생을 가로막는 안개를 제거해 준다. …… 중략 …… 이와 마찬가지로 전생의 기억을 되살리는 프로세스가 있다. 그리고 기억이 되살아나면 지금 자신의 성장수준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티베트의 지혜의 저자는 슈만(H.W. Schumann)[각주:3]의 글을 아래와 같이 각색했다.

내가 거쳐 온 많고도 많은 전생을 기억한다. 나는 수많은 세계와 수많은 시대에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다섯 번……… 오십 번, 백 번, 십만 번 다시 태어났다. 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전생을 모두 알고 있다. 내가 어디서 태어났으며, 내 이름은 무엇이었으며, 어떤 가문에 속했으며, 무엇을 행했는지 알고 있다. 나는 각각의 삶속에서 행운과 불행을 겪었으며, 각각의 삶속에서 죽음을 겪었고, 그때마다 또다시 태어났다. 이런 식으로 나는 수많은 전생의 모습을 각각의 특징과 생활환경과 함께 회상할 수 있었다. 그날 밤 내가 첫 번째로 얻은 것이 이런 앎이었다.”

 



사람의 탄생은 슬픔의 탄생이다
.

우리가 오래 살면 살수록 어리석음도 증대된다.

결코 회피할 수 없는 죽음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갈망이 점점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얼마나 고통스러운가!

우리는 자신의 손이 닿지 않는 것을 위해 살지 않는가!

미래에도 계속 살고자 하는 열망 때문에 우리는 현재의 삶을 제대로 살수 없게 된다. - 

- 장자(莊子)  -






* 마음속 들여다보기


파드마삼바바[각주:4]는 이렇게 말했다.

마음이라 불리는 것이 폭넓게 존중되고 많이 토론될지라도,

여전히 이해되지 못하거나 잘못 이해되거나 한쪽 방향으로만 이해될 따름이다.

마음이 있는 그대로 올바르게 이해되지 않으므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철학적 개념과 주장이 생겨나게 된다.

게다가 평범한 사람들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기에,

그들은 자신의 불성을 깨닫지 못한다.

그래서 삼계(三界), 육도(六道) 윤회를 거듭하며 고통이 끊이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자기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지극히 애통한 일이다.


티베트의 지혜의 저자 소걀 린포체는 서양 역사에서 죽음에 가까이 근접했거나 죽었다가 다시 소생한 사람들이 겪은 임사체험은 플라톤, 그레고리오 교황, 톨스토이, 칼 융, 수피교도의 몇몇 위대한 선승, 신비적이고 샤머니즘적 전통에서 제시된바 있다하며 그와 같은 임사체험 사례[각주:5]들을 제시했다. 또한 저자는 앞 장에 아래와 같이 플라톤의 말을 기록했다.[각주:6]



당신은 아마 이렇게 물을지도 모른다. 죽음 이후에 삶이 존재한다면 왜 그것을 기억하기가 그렇게 힘든 것일까?에르의 신화 Myth of Er에서 플라톤[각주:7]은 사람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까닭에 대해 설명한다. 에르는 싸움터에서 죽은 것으로 간주된 병사였다.”



그는 그때 임사체험을 겪은 것 같다. 그는 죽은 동안에 많은 것을 보았다. 그리고 죽음 이후의 상태가 어떤지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주기 위해 삶으로 돌아가려 했다. 삶으로 돌아가기 직전, 그는 숨 막힐 정도로 엄청나게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망각의 들판을 지나 다시 태어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곳은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없는 곳이었다. 플라톤은 말한다. 그들은 어떤 그릇에도 그 강물을 담을 수 없는 망각의 강가에 캠프를 쳤다. 누구든지 이 강물을 마시지 않고서는 이곳을 지날 수 없다. 일단 이 강물을 마시기만 하면 누구나 모든 것을 잊게 된다.”[각주:8]

에르는 아직 그 강물을 마시도록 허락받지 못했고, 그래서 그는 화장용 장작더미 위에서 깨어나 자신이 보고 들었던 모든 것을 떠올릴 수 있었다.” 저자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로 끝맺음 하고 있다.



우리가 전생에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거의 기억하지 못하게 하는 어떤 보편적인 법칙이라도 있는가? 또는 우리 경험의 두께, 범위, 밀도가 우리 전생의 모든 기억을 잃어버리게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만약 우리가 그것을 기억하게 된다면, 그것이 지금 이 삶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지 나는 종종 생각해 본다. 혹시 지금 이 삶을 더욱더 혼란스럽게 만들지 않을까?




- 티베트 호수 -


☞ ≪티벳 사자(死者)의 서()≫「경전과 주해[각주:9]


첫째 권 제2초에니 바르도 존재의 근원을 체험하는 사후세계

 

3. 여덟 째날 ~ 열넷째 날까지: 사자(死者)의 잠재의식 안으로 부터 '분노의 신'들이 나타남

  • 여덟째 날
    대한 영광의 피(물질계를 중시하는 삶의 경향)를 마시는 헤루카 붓다(불호금강바이로차나의 분노형)가 나타남.

  • 아홉째 날 
    만일 헤루카 붓다를 무서워해 달아난다면
    아홉째 날에는 바즈라 신단(금강신단)에 속하는 피 마시는 신 바즈라 헤루카(바즈라사트바의 분노형)가 나타남.

  • 열째 날
    인간 세상에서 쌓은 악업이 두터워 아직도 자기 앞에 나타나는 신들이 자신의 수호신이며
    자기 자신의 마음의 투영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
    그리고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여 그들로부터 달아난다면, 열째 날에 이르러 
    보석 신단에 속하는 피를 마시는 신 라트나 헤루카(보금강라트나삼바바의 분노형)가 그를 맞이하려 나타난다.

  • 열 하루째 날
    악한 성향 때문에 인도하는 손길을 알아보지 못하여 두려워하고 공포에 떨어
    그들이 수호신이라는 것을 알아보지 못하고 달아난다면, 열 하루째 날에는
    꽃 신단의 피를 마시는 신 파드마 헤루카(연화금강아미타바의 분노형)가 나타난다.

  • 열둘째 날
    이렇게 인도할지라도 악한 성향때문에 두려워하고 공포에 떨며 뒷걸음치는 사람이 있다. 그렇게 되면 열둘째 날에
    카르마신단의 피를 마시는 신들과 카르마 헤루카
    (업금강바가반 아모가싯디의 분노형)가 나타난다.

  • 열셋째 날
    이러한 인도에도 성공하지 못하면 도(道)의 길을 걷는 선한 사람이라 해도 윤회계 속을 방황해 이곳까지 올 수 밖에 없다. 그때에,
    피를 마시는 여덟 명의 분노의 신들(deity), 하얀 케리마가 사자(死者)의 두뇌 속에서 나와서 사자(死者)를 비춘다.

  • 열넷째 날
    네 명의 문지기 여신 사자(死者)의 머리속에서 나와서 비출 것이다. 서른 명의 분노의 신죽음의 대왕 다르마 라자 등등...


평화의 신들과 분노의 신들이 상징하는 바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연화의 신들우리 자신 속의 발성(發聲기능(機能)이 신성화된 원리

평화의 신들마음 또는 지각 기능이 신성화된 원리

분노의 신들뇌의 중심에 위치한 지성기능(상상사고추론기억 등)을 상징



피는 윤회계 속에서 살아있는 존재들을 상징하므로피를 마신다는 것은 윤회계 속에서 삶을 계속하고 싶은 갈망을 채우는 것을 뜻한다.

피를 마시는 신들은 과거에 우리가 살았던 삶으로부터 생겨난 우리 자신의 카르마의 표현이므로마치 옛 친구를 만나듯이 의연히 그들을 받아들이고그들 속에 우리 자신의 개체성을 버릴 수 있다면우리는 윤회계 존재의 참다운 본성을 알게 되고 윤회를 깨뜨리게 된다.

해골에 채워진 피는 삶에 대한 포기(윤회계를 포기함)을 상징한다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못 박혀 피 흘리신 것과 비슷하다.



둘째 권시드파 바르도 Sidpa Bardo


짧은 서문


1부 사후세계


1. 사후 세계의 몸 – 그 탄생과 초능력

2. 사후세계에 있는 존재들의 특징

3. 사후의 심판

4. 모든 것을 결정하는 생각의 힘

5. 여섯 세계의 빛이 밝아오다.


  • 사자가 사후세계의 중간 상태에서 환생의 길을 찾고 있을 때 그를 인도하는 가르침이다. 시드파라는 말은 생성이며 또 가능성’, ‘존재를 뜻하기도 한다. 즉 사자(死者)의 카르마()에 따라 다시 생성되는 바르도로서 환생하는 순간까지의 틈으로 영혼의 몸이라는 바깥 존재와 마음이라는 안쪽 존재를 지닌다.

  • 바르도 상태에 들어간 첫 번째 일주일 동안 사자(死者)는 이전의 삶에서와 마찬가지로 남자 또는 여자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아직도 모른다.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집으로 돌아오기도 하고 그들과 대화하기 위해 어깨를 만지려고 애쓴다.
  • 그러나 사자(死者)는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들과 의사소통을 하려해도 결실이 없게 된다. ‘뜨거운 모래밭에서 몸부림치는 물고기처럼배가 고프고 상처입고 좌절감을 느낀다. 자신의 육체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않는다면 자신의 시신 주위를 1, 심지어 몇 년간 배회할 수도 있다.

  • 사자(死者)는 항상 다니던 곳, 정감이 서린 곳을 찾아보고 오랫동안 잊어버렸던 지난 생의 모든 경험을 반추한다. 그리고 자신이 그림자도 없고 거울에 비치지도 않고 땅에 발자국을 남기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보게 될 때 비로소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엄청난 충격 때문에 기절하기도 한다.



- 사후 심판


사자(死者)가 시드파 바르도(생성 바르도)에서 머무는 기간은 평균 22일간 지속된다고 하나 최소 지속기간은 일주(7)이고 카르마의 영향이 사람에 따라 다르기에 각양각색이라 한다. 사자의 행위에 따라 심판이 주어지는데 선행을 한 사람은 수호천사가 보호하는 상담자로서 행동을 하고 악업을 지은 사람은 악마가 사자를 고발하기위한 소송을 제기한다.



선행과 악행은 흰색과 검은 색의 조약돌로 총계를 낸다. 그러면 이를 주재하는 염라대왕이 업을 비쳐주는 거울을 조사하고서 판결을 내린다. 궁극적으로 모든 판단은 우리자신의 마음 안, 잠재의식으로 일어난다. 우리자신이 판단하고 우리자신이 판단 받는 것이다.



- 모든 것을 결정하는 마음의 힘


티베트 사자(死者)의 서》는  여기서 사자에게 더 이상 두려워할 것이 없음을 상기시킨다. 시드파 바르도(생성 바르도) 영역에서 보게 되는 무시무시한 형상들은 단지 자신의 무지(無知)와 미혹(迷惑)으로부터 투사된 인과응보(因果應報)에 지나지 않은 기본적으로 공허한 자신의 잠재의식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시드파 바르도(생성 바르도)가 변하기 쉽고 불안정한 특성은 또한 다양한 해탈의 계기가 될 수 있고 이곳 바르도 상태에서 영향 받기 쉬운 마음은 우리에게 이롭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자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우리마음의 청정한 본성을 고취시킬 수 있는 가르침을 단 하나라도 회상할 수 있다면, 수행을 지향하는 선한 경향, 또는 영적 수행과 깊은 관련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자유롭게 될 수 있다고 한다.



 여섯 세계의 빛이 밝아오다.


아, 고귀하게 태어난 자여,

지금까지 말해준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그대가 과거 생에서 가졌던 육체의 모습은 점점 희미해지고

미래의 삶에서 갖게 될 몸이 차츰 선명해질 것이다.



번역자는 이렇게 해석하고 있다.

"사람이 죽으면 처음에는 살아 있을 때 갖고 있던 육체와 똑같은 유체를 갖고 있지만 차츰 시일이 지나 이 시드파 바르도 단계에 이르면 그 모습이 사라지고 그 대신에 다음 생에서 받을 육체와 닮은 유체의 모습을 갖게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고귀한 자여, 들으라.

만일 그대가 그 여섯가지 빛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다면

여기에 그것을 설명하리라.

어두운 흰색 빛은 천신들의 천상계로부터 오는 빛이고,

어두운 초록 빛은 거인신들이 사는 아수라계로부터 오는 빛이며,

어두운 노란 빛은 인간 세상으로부터 오는 빛이다. 그리고,

어두운 푸른 빛은 동물 세계로부터 오는 빛이고,

어두운 붉은 빛은 불행한 귀신들이 사는 아귀계로부터 오는 빛이며,

회색 빛은 지옥계로부터 오는 빛이다.



이 때 카르마의 힘에 의해 그대의 몸은

그대가 장차 태어나게 될 장소의 색깔을 띨 것이다.  



아! 고귀하게 태어난 자여,

이 가르침이 담고 있는 특별한 기술은 이 순간에 특히 중요하다.

지금 어떤 빛이 그대를 비출지라도 그것을 자비의 신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에 대해 명상하라.

어느 곳으로부터 빛이 뻗어 나와서 그대를 비출지라도,

그곳이 자비의 신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라.

이것은 대단히 심오한 기술이다. 이것은 그대가 다시 태어나는 것을 막아준다.



또는 그대의 수호신이 누구이든지 그 형상을 마음 속에 생생하게 떠 올리라.

명상 속에서 오랫동안 그 형상을 떠 올리고 있으라.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마술사가 만들어낸 환영처럼 수호신의 모습이

그대의 마음 속에 떠올라 있게 하라. 이것은 순수한 환영이라고 한다.

그리고 나서 그 수호신의 형상이 서서히 녹아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겉에서부터 서서히 녹여 버리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가지 그렇게 하라.

그 상태는 어떤 언어로도 설명할 수 있는게 아니다.



그대여, 잠시 동안 그 상태에 머물라. 그리고 다시금 그대의 수호신을 명상하라.

그런 다음에 또다시 투명한 빛을 명상하라. 이것을 반복하라.

그 다음에는 그대의 마음 자체를 겉에서 부터 서서히 녹여 없애라.[각주:10]



성스런 기운[각주:11]이 가득 퍼져 있는 곳에 의식이 퍼져있다.

의식이 가득 퍼져있는 곳에 존재의 근원[각주:12]이 퍼져있다.

태어나기 이전의 그 근원 상태에 고요히 머물러 있으라.

그 상태에서는 다시 태어나는 길을 막을 수 있으며, 그대는 그곳에서 완전한 깨달음을 얻으리라.







계속 바르도 퇴돌 첸모(Bardo Thodol Chenmo) 8



  1.  티베트 불교의 호법존 마하칼라(Mahakala)의 전형적인 모습은 화난 얼굴에 검은 몸색깔, 얼굴 하나, 눈 세개, 양손에는 긴 칼과 피가 담긴 해골 잔을 가지고 있다.  마하칼라는 아발로키테쉬바라(Avalokitesvara ; 관세음보살)의 분노한 모습이며,  진리와 자비심을 수호하고 중생이 수행할 때 겪게 되는 방해 요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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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 76~77. 스와미 사라스와티 지음 박광수 옮김.
    [본문으로]
  3. p145~146:《역사적 인물로서의 붓다》‘중도(中道)의 가르침’ p54~55, 지은이: 슈만(H.W. Schumann).
    [본문으로]
  4. 《티베트의 지혜》p 97~98. 소걀 린포체 지음, 오진탁 번역.
    [본문으로]
  5. 《티베트의 지혜》p 513~532. 소걀 린포체 지음, 오진탁 번역.
    [본문으로]
  6. 《티베트의 지혜》p 155~156. 소걀 린포체 지음, 오진탁 번역.
    [본문으로]
  7. [출처] 두산백과,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철학사전, 종교학대사전.
    플라톤(Platon. BC 428/7~BC 348/7)은 고대그리스 아테네의 부유한 귀족출신으로 소크라테스의 제자이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으로 알려진 그리스의 대표 철학자이다. 스승 소크라테스가 70세(BC 399)때 사형선고로 처형되었을 때, 젊은 플라톤(28세)은 깊은 충격을 받고 정치에 환멸을 느끼게 되어 철학에 전념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이후 메가라, 시칠리아 키레네, 이집트, 이탈리아, 시라쿠사 등등으로 편력(遍歷)시기를 보내며 생전의 소크라테스의 언행에 대한 의미구명을 위한 대화편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40세가 넘어 아테네로 돌아온 플라톤은 자신의 이상과 목적에 맞는 인재양성을 평생의 사업으로 정하고, 학원 아카데메이아를 창설한다. 인생의 후반은 학원의 운영과 대화편의 집필로 이루어졌으며, 이상적인 인간에 대한 ‘철학’을 성립하기 위해 바친다. 그의 철학은 피타고라스, 파르메니데스, 헤라클레이토스 등의 영향을 받았으며, 당시의 유물론자 데모크리토스의 사상과 대립하였다.

    그는 유명한 이데아설을 제창, 이데아(혹은 eidos=형상)는 비물질적, 영원, 초세계적인 절대적 참실재이며 이에 대하여 물질적, 감각적인 존재는 잠정적, 상대적이고, 이 감각에 호소하는 경험적인 사물의 세계는 이데아의 그림자, 모상(模相)이라는 이원론적 세계관을 내세웠다. 세계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세계영혼이며, 인간의 영혼은 세계영혼이 주재하는 이데아계에 있던 것으로 이 영혼은 불멸(不滅)이며 이데아를 상기하는 것에서 진정한 인식이 얻어진다고 주장하였다.

    감각적 지식은 단순한 '억견'(doxa)에 지나지 않고 영혼에 의한 지적 직관으로써 상기되는 것이 참지식으로, 이들 양자 사이에는 합리적 지식인 수학적 대상의 지식이 있다. 이때 그는 개념적 인식에 대하여 변증법을 말하고 있다. 그것은 점차 일반적인 개념으로 전진하여, 가장 일반적인 것에 이르는 과정과, 이 발전적 개념으로부터 점차 일반성의 낮은 단계로 하향(下向)하는 2개의 과정을 취한다고 하였다.

    이리하여 인간에게는 육체에 임시로 머물고 있는 영혼에 의해 이데아계를 인식하는 곳에 인간의 최고의 기쁨이 있으며, 철학자는 현실 세계를 이 이상에 근접(近接) 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는 아테네 귀족의 대표로서 이상적 귀족국가의 구상을 내놓고 철학자에 의한 지배를 제창하여 이 지배자 아래에 군인이 있고 그 아래에 상인이 있는 계층을 생각하였다. 이것은 그가 영혼에는 이성적, 의기적(意氣的), 욕정적(欲情的)인 것이 있다고 한 것에 대응한다. 플라톤의 철학은 그 후 계속 관념론 철학에 강력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 주요 저작과 철학사상
    플라톤의 저작 대부분은 대화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30여 편이 넘는 대화편들이 전해지는데 그 가운데 일부는 진위를 의심받고 있다. 그의 주요 저작들은 연대와 사상적 흐름에 따라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안에 담긴 <이데아론(형이상학)>, <국가론> 등은 고대 서양 철학의 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철학은 소크라테스의 언행에 시사된 가능성의 구명에서 출발해서, 가치와 인식과 존재를 통일적으로 파악하는 하나의 형이상학을 지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상적인 국가사회 실현으로의 노력과 일체를 이루고 있다. 이상 국가를 대담하게 그린<국가>나, 보다 현실적인 국제개혁을 논한<법률>의 2대 저작은 정치의 서적으로도 후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①《변론(소크라테스의 변명, Apologie)》,《크리톤(Kriton)》,《프로타고라스(Protagoras)》,《고르기아스(Gorgias)》등은 초창기 대화록들이다. 이 저작들은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정립하는 면이 강하며 윤리 영역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변론》은 소크라테스의 재판과정에서 신성모독과 청년들을 현혹했다는 소크라테스의 죄목들이 왜 타당하지 않는지를 다루고 있다. 또한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어 스스로의 무지에 대한 깨달음, 부에 앞서는 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크리톤》은 감옥에서 탈출하기를 거부하는 소크라테스와 그를 설득하려는 제자 크리톤의 논쟁을 통해 법의 준수 문제를 다룬다. 도주는 법에 위배되고 법에 위배되는 것은 선과 정의에 어긋난다는 논리로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받아들인다.《프로타고라스》와 《고르기아스》에서는 소피스트와의 논쟁을 통해 덕의 본질을 찾고자 한다.

    ②《메논(Menon)》,《파이돈(Paidon)》,《파이드로스(Phaidros)》,《국가(Republic)》등은 여행 이후 플라톤이 독자적인 사상을 완성해 나가던 시기에 작성된 문서들이다. 《메논》은 덕과 앎의 관계를 논하고 인식의 본질을 찾고자 한 작품이다. 전생의 기억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등 피타고라스학파와 연관성을 보인다.《파이돈》에는 소크라테스가 죽기 직전 동료들과 나눈 대화이다. 영혼불멸을 논의하는 작품으로 ‘이데아론’이 드러난다.《파이드로스》에서는 영혼을 능동적인 것으로 육체를 수동적인 것으로 묘사한다. 육체와 분리된 귀중한 영혼들은 이데아의 세계인 천상에 도달한다. 반면 영혼이 육체와 함께 있는 인간의 앎은 이데아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불완전하다.《국가》에는 본질과 그림자에 비유되는 이데아론과 그것이 반영된 정치철학이 담겨있다. 최선의 법이 적용되고 있는 이상국가의 시민은 관리자(통치자), 군인(수호자), 서민(생업 종사자) 세 계급으로 나뉜다. 이상국가의 법은 덕과 앎에 기반을 둔 것이므로 관리자들은 앎을 통해 덕을 추구하는 사람, 즉 철학자가 되어야 한다.

    ③《티마이오스(Timaios)》,《폴리티코스(Politikos)》,《법률》등은 더 심오해진 노년기의 철학을 보여준다.《티마이오스》에서는 우주와 땅 위의 생명에 관한 자연철학적 논의가 전개된다. 인과법칙으로 자연을 설명하는 기존 철학과 달리 이데아와 그 반영이라는 입장에서 자연을 바라본 것이 특징이다.《폴리티코스》와《법률》에서 그의 정치철학은 더욱 구체화되고 광범위해진다. 다양한 정치형태와 통치자들이 논의되고 있으며 이상국가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교육, 기관, 국방, 국가윤리 등이 제시된다.

    * 플라톤의 저작과 사상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고대 서양 철학의 정점이라 평가받는다.

    첫째, 플라톤 사상에는 스승 소크라테스 사상 뿐 아니라 고대 자연철학, 엘레아학파. 피타고라스학파, 소피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철학적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고정된 존재, 생성과 다원성, 윤회와 정화, 구원, 영원성, 영혼 등 모든 것들이 플라톤을 통해 진지하게 논의되었다.

    둘째, 플라톤 사상은 기존 그리스 전통을 뛰어 넘는 면모를 보인다. 그는 아테네 정치이론에 회의를 품었으며, 그리스 예술과 문학적 전통의 가치에 한계선을 그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을 탐구하는데 있어 고대 인도철학과 유사한 요소를 끌어들이기도 했다.

    셋째, 이데아론을 비롯한 플라톤의 철학은 중세 기독교 철학 및 근현대 사상체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중세시대 지배 논리인 세 위계 이론(성직자, 귀족, 제3신분), 세계를 신의 나라(이데아)와 인간의 세상(그림자)으로 나누는 신국론(神國論), 신플라톤주의가 플라톤 사상의 영향을 받았다.

    [본문으로]
  8. 《플라톤의 국가 Plato’s Republic》콘퍼드 F.M. Cornford p350.
    [본문으로]
  9. 《티벳 사자의 서》p 224~406 파드마 삼바바 지음, 라마 카지 다와삼둡 번역, 에반스 웬츠 편집, 류시화 옮김.
    [본문으로]
  10. 이 명상법은 사마디(삼매)에 드는 두가지 단계로 시각화 단계, 완성단계이다.
    [본문으로]
  11. 에테르 영기(靈氣), 정기(精氣), 또는 하늘을 뜻한다.
    [본문으로]
  12. 원문은 다르마카야(법신)으로 표기함.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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